
오직 나아가는 것들에게 고함
Address to the Relentlessly Advancing
동덕여자대학교 큐레이터학전공 제26회 졸업기획전시
참여 작가: 김영경, 류승진, 유해나, 윤미류, 이은희
2026. 6. 22 Mon ~ 2026. 6. 27 Sat
전시서문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선 가벼워야 한다. 자본이 추동하는 기술 환경은 더 빠른 속도를 위해 효율 밖의 고민과 복잡한 논의를 내던졌다. 부를 추구하는 과정에선 모든 대상이 비용과 이익으로 변모하고, 기술은 납작해진 가치 체계 위를 내달린다. 그러나 수치화되고 계산될 수 있는 명료한 것만을 좇는 전진은 가볍고 성긴 사유를 남길 뿐이다. 난해하고 무거운 언어로 설명되어야 하는 행위와 관계, 감각의 가치는 훼손당하고, 그것을 붙잡는 일은 낭비가 되었다. 그것은 값어치로 환산되지 않는 무용한 것이니까.
다섯 작가의 창작은 버려지고 밀려난 존재를 이들의 방식으로 다시 부르는 일이다. 무기물에 감정을 새기고, 빈 공간에 아름다움을 채워 넣으며, 흘러가는 순간에 구도를 형성하는, 기꺼이 더딤을 선택하는 것들의 방식으로 오직 나아가는 것들에게 고한다. 거세게 달려가는 동안 나동그라져 부서진 사유의 파편들은 어떤 이들의 고함이 되었고, 그 고함으로 인해 질주의 궤적은 끝내 다른 이들의 길이 되진 못할 거라고. 길이 아닌 곳을 빠르게만 지나치며 그 속도에 찬탄하는 나아감은 결국 그 어떤 의미도 담지 못해 비탄하는 방황이 될 것이다. 예술은 그 가운데서 가라앉는 가치를 끌어올려 의미를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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