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2, 48-1 Jahamunro (Changseong-dong 98-19), Jongro-gu, Seoul, Korea 

wednesday - Sunday, 12 - 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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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성동 98-19) 2층

수 - 일 12:00-7: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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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환
Inhwan Oh

오인환 <나는 하나가 아니다>
Inhwan Oh <I Am Not One>

2018. 9. 4 Tue ~ 2018. 9. 28 Fri

Artist Talk : 2018. 9. 16 Sun 4pm

전시 제목 “나는 하나가 아니다”는 개인의 정체성이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복수’라는 것을 의미하기 보다는 정체성은 고정되지 않는 유동적인 상태임을 함축한다. 정체성을 포함하여 단일하고 고정된 것이란 결론이 아니라 다원적인 해석을 수용해야 하는 대기 상태일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두 작품은 유동적이거나 보편화되지 않은 타자의 경험을 통해 정체성과 그 수행이 고정되지 않는 변화의 과정임을 제시하고, 나아가 주체와 달리 상대적이거나 불안정하게까지 한 타자의 상황은 오히려 개인을 규범화하는 문화 구조를 자각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즉 <나의 이름들>은 변경된 이름에 의해 다르게 호명되는 관습을 수용해야만 하는 타자(일본 여성)의 불연속적인 일상의 경험이 오히려 개인 정체성에 대한 자발적인 숙고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임을 보여준다. 반면 <남성을 위한 꽃꽂이>는 일상의 관행을 통해 규범화된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에 개입하여 다원적이고 해체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The exhibition title, I am Not One, implies that an individual’s identity is unfixed and fluid, rather than suggesting that one’s identity is multiple, which cannot be regulated to a single one. In does not conclude to the fact that, including identity, it is single and fixed, but rather it is in a standby-state in which one has to accept plural interpretations. Two works that will be presented in the exhibition suggest that identity and its performance is an unstable, changing procedure, shown through the Other’s experience that is not generalized or flexible. It further reveals that the relative or unstable situation of the Other, which differs with the subject, can become a positive condition in which one can realize the cultural structure that standardizes an individual. My Names shows how the discontinuous daily experience of the Other (a Japanese woman), who has to accept the custom of being called by different names according to her altered name, can be a condition that enables a voluntary contemplation upon an individual’s identity. Flower Arrangement for Men, on the other hand, intervenes with the ways that reinforce an adapted identity through daily customs, and attempts to make plural and deconstructive interpretations.

<나의 이름들>은 2012년 일본 교토아트센터의 레지던시에서 시작한 두 개의 영상으로 구성된 프로젝이다. 첫 번째 영상은 자신의 이름(성)을 여러 차례 변경했던 일본 여성들의 인터뷰이고, 다른 영상은 인터뷰에서 소개된 이름들을 다림질로 쓰고 지우는 작가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이다.

이름은 한 사람을 대표하는 기호이지만, 자신의 이름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여 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자녀는 부모의 성(많은 경우 아버지의 성)을 이어받는다. 그리고 여성은 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하는 관습이 유지되고 있다. <나의 이름들>의 하나의 영상은 자신이나 부모의 결혼과 이혼에 의해 이름(성)을 여러 번 변경했던 일본 여성들과의 인터뷰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들이 결혼과 이혼에 의해 자신의 이름을 여러 번 바꿀 수 밖에 없었던 경험은 가부장제 문화가 그녀들에게 부여한 타자로서의 위치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녀들에게 타자의 위치는 ‘나를 대표하는 하나의 이름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하기’를 가능케 하고, 부여된 정체성을 당연하게 수용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숙고할 수 있는 열린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억압의 구조 속에서 타자는 그 억압의 구조를 오히려 자신을 발견하는 조건으로 재설정하는 사례로서 <나의 이름들>의 인터뷰 영상은 한 개인을 하나로 고정시키는 문화적 ‘당연성’을 해체할 수 있는 대안적 타자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두 번째 영상은 <나의 이름들>의 인터뷰 참여자들이 소개한 이름들을 작가가 다림질을 이용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퍼포먼스의 영상기록이다. 지속적으로 변경된 이름들을 쓰고 지우는 다림질하기는 ‘이름’이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될 수 있는 기표임을 시각화하고, 현재의 이름으로 호명되는 나의 정체성 역시 결정적인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의 일부임을 드러낸다. 즉 하나의 이름으로 대표될 수 있는 ‘하나의 나’는 없음을 시각화 한다.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남자와 남자 간에 꽃다발을 주고받는 일이 매우 드물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과 함께 출발한 <남성을 위한 꽃꽂이>는 작가가 다른 남성으로부터 받은 꽃선물(꽃다발과 꽃바구니)을 각기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해보고자 한 것이다. 첫 번째는 선물 받은 꽃다발 또는 꽃바구니를 만든 꽃꽂이 방식을 역추적하여 꽃꽂이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러한 꽃꽂이 매뉴얼은 작가가 받은 꽃다발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누구든 원한다면 매뉴얼에 따라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시가 열릴 때마다 작가 본인(또는 대리인)이 꽃꽂이를 하여 매뉴얼과 함께 전시할 것이다. 두 번째 시도는 화환 또는 꽃바구니를 구성하고 있는 꽃들의 꽃말을 통해서 각각의 꽃선물의 의미를 해석한 것이다. 하나의 꽃은 다수의 꽃말을 갖고 있기 마련이며, 하나의 화환이나 꽃바구니는 상충되는 의미를 포함하는 무수히 많은 꽃말들의 집합인 것이다. 그러므로 꽃말의 집합인 화환이나 꽃바구니가 하나의 완결된 의미로 추출되기 어렵고 다양한 해석에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꽃선물의 의미 해석은 꽃다발을 주고받는 수행의 문맥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누가 만들고, 누가 주고, 그리고 누가 받았는가 하는 수행의 문화적인 문맥에 따라 꽃선물의 의미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나는 하나가 아니다>는 이번 개인전의 제목인 동시에 독립된 텍스트 작업이다. 이 작업은 개인의 정체성은 ‘단일한’ 또는 ‘공통의 것’임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목소리를 반전시켜 나 또는 우리의 정체성 은 ‘다층적’인 것임을 전달하고자 했고, 나아가 개인의 정체성은 고정되지 않는 유동적인 상태로서 해석에 열려있음을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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