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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Time to See White
장성은
Chang Seungeun
2026. 10. 29 Thu ~ 11. 21 Sat
오프닝 리셉션 : 10.29 4~7PM
전시 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26년 10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장성은 작가의 개인전 《Take Time to See White》를 개최합니다.
장성은 작가는 감정이나 공기 중의 자연현상처럼 눈에 보이지 않거나 쉽게 포착하기 어려운 것들을 시각화하기 위해 인물과 색채, 장면의 연출을 활용하며 독특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습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대상과 그것이 존재하는 공간 사이의 관계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를 하나의 화면에 담아냄으로써 개인의 정서와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드러내고자 합니다. 특히 비어 있는 듯한 화면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장면을 통해, 보는 행위와 그 안에서 확장되는 감각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작가 소개
장성은(1978년생)은 감정이라는 추상적이며 무형인 상태에서 형태를 갖춘 대상으로서 인식하게 하고자 한다. 2019년 개인전을 통하여 ‘고독’을 이미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했고, 2021년에는 ‘생일’이라는 한층 구체적이지만 역시 무형의 성질을 가진 단어로부터 떠올리는 정형성을 비껴가는 다양한 감정을 대체하는 연출 사진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경향은 인물, 정물, 풍경, 그리고 무형의 요소들을 동일시하고자 하는 연출에서 그 맥락을 읽어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각화된 표현방식의 확장을 제시하는 동시에 인간이 조작하는 다양한 기술을 서정적 독해로 바꾸고 감정을 입히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및 파리 제1대학 판테온 소르본 조형예술학과 대학원 졸업. 에디트 프로젝트(2024),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22, 2019), BMW Photo Space(2018), 아마도예술공간 (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25년 세화미술관, 페이지룸8, 2024년 이브갤러리, 2023년 아마도예술공간, 스튜디오 공옥,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 2021년 예술의 시간, 페리지갤러리, 한 가람 미술 관, 경기도 미술관, 2020년 블루메미술관, 2019년 부산현대미술관 등의 그룹 전에 참 여했다. 참여 레지던시로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창동레지던시, Cité Internationale des Arts( 파리) 등이 있다. 2016년에는 제3회 아마도 사진상을 수상했다.
전시 서문 발췌
...(전략)
작가의 작업에서 대상과 주변, 실체와 여백은 서로의 필요충분조건 같은 필연적 존재다. 대상과 실체는 주변과 여백을 통해 보다 분명한 의미를 지니며, 반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더 나아가 그의 작업에서는 여백이 대상이자 실체가 되는 순간과 무엇이 대상이고 실체인지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이 경계가 허물어진 순간, 대상과 주변이 끊임없이 역전되는 순간이 뒤섞여 존재한다. 중요한 사실은 작가 스스로도 이런 순간, 상황과 마주한 것이 결코 한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고, 그 순간과 상황 속으로 천천히 몰입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도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의도적인 연출을 최대한 비워낼 수 있을 만큼 배제하고, 오랜 기다림의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치고서야 비로소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막연하게 느껴졌던 존재 혹은 상황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했던 시간만큼이나, 그것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는 충분한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검은 파도 위를 따라 밀려오는 하얀 파도와 다정한 대화를 나누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주변의 여백과 한데 어우러지고 때론 기꺼이 여백이 되면서 변화하는 계절을 묵묵히 견뎌낸 자연의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정성스레 채우고 비워냈던 그릇에는 가장 따뜻하게 건넬 수 있는 희망과 위로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진 그에게도 꽤 긴 시간을 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들은 오랜 침묵과 기다림의 시간 동안 작가의 곁에서 변하지 않고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들, 곁에 머물러 있어 다행이라 여겨지는 것들. 존재만으로 행복을 주는 것들을 잊지 않고 곁에 두고 싶은 바람을 이미지의 방식으로 써 내려간 일종의 고백 같은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정의할 수 없는 그 막연한 것들을 작가가 끄집어낸 여백의 의미에 빗대어 다시 바라본다. 어쩌면 그 막연했던 마음은 끝없이 펼쳐진 여백의 공간과 다름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여백이라는 것이 눈앞에 있는 대상과 결코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며, 대상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그 의미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존재이자 그 자체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는 막연한 것들이 지금은 좀 더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들은 정의하기 어렵지만, 분명 곁에 있으며, 지금도 가까운 주변에서 소리 없이 말을 건네고 있을지 모른다. 남겨진 하얀 곁, 투명한 공기, 소리 없이 대화를 기다리는 텅 빈 자리를 다시 한번 물끄러미 바라본다.
황정인(독립큐레이터, 미팅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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