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귀영
Hwang Guiyoung
황귀영 <협상 불가능한 관계들: 공덕동의 미확인 표식들>
Hwang Guiyoung <Non-negotiable Relationships: Unidentified Signs in Gongdeok-dong>
2018. 4. 6 Fri ~ 2018. 4. 26 Thu
Artist Talk 2018. 4. 21 Sat 4pm
황귀영 작가는 공적으로 가시화되는 사회적 이슈에 관해 들여다보고 미디어,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 개인의 처지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이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 전시 <협상 불가능한 관계들>에서는 한국 사회가 흔히 겪는 재개발·재건축 상황을 다루는데, 그중에서도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공적 단체와 개인의 차이와 연결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작가는 실제 거주하고 있는 공덕동 일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개발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과 태도를 살핀다. 세입자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재개발 사업에 있어서 제 3자인 작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와의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으로서 겪는 생각과 고민을 텍스트화하여 자신의 거주하는 집 베란다에 걸거나, 혹은 수신자와 발신자가 명확지 않은 화환을 보내는 등 견고하게 이분화된 시스템 안으로 파고들기를 시도한다. 이를 통해 공적 입장을 가진 단체와 개인이 어떻게 관계 맺을 수 있는지 연구해 보고자 한다.
In Non-negotiable Relationships, Hwang Guiyoung engages herself in the situation of 'urban redevelopment' that Korean society is facing everyday. She attempts to interpret and intervene in the conflicting situation from the perspective of an individual. The artist intends to schematize the relationship between different public and private organizations and individuals who have different perspectives and positions. Hwang carefully observes various attitudes and atmospheres surrounding the 'redevelopment' process taking place in Gongdeok-dong area, where she currently resides. As a jeonse tenant, Hwang inevitably is a 'third party' in the redevelopment project. Hwang tries to communicate with an unspecified number of people in various ways by appropriating and repurposing existing forms of public signs. She hangs banners with her texts in front of her own window and sends wreaths to unspecified receivers. Through the texts and visual signs delivering personal and reflexive thoughts or messages, Hwang explores how individuals and groups with certain positions can relate to each other or reshape the relational scheme.
작가노트
협상을 할 때에는 구도가 선행한다. 임금 협상에 사측과 노조라는 구도가, 외교 협상에 국가와 국가라는 구도가 선행하는 것처럼, 협상의 구도는 주제를 결정짓기도 한다. 그런데 주어진 구도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 걸까. 전시되는 프로젝트 <협상 불가능한 관계들: 공덕동의 수상한 표식들>은 도시개발 과정에서 벌어지는 논쟁에서 가시화되지 않는 위치와 관계를 찾고 말 걸기를 시도하는 작업이다. 시작은 내 자신이다. 재건축 인가 구역에 전세 세입자로 살고있는 나는 지리적으로는 지역의 ‘내부자’이지만, 첨예한 이해관계가 경합 중인 상황에는 거의 개입되어 있지 않은 ‘외부자’다. 조합원도 반대위원회에도 속하지 않는 이 섬 같은 위치는 주변 상황을 모르기에는 가까운 거리인 동시에 관찰자적인 입장이다.
도시개발 논의에서 잘 가시화되지 않는 이러한 위치에서 나는 지역의 의사소통 체계를 지도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위치와 관계들을 찾아본다. 또한 집단화되고 관례화된 관계에서 주고받는 공적인 형식들(건설사의 화환, 현수막 등)을 차용하여 개인의 발화 장치, 새로운 관계를 맺는 장치로 전유할 수 있는지 실험한다. 형식과 내용, 송신자와 수신자의 조합이 어긋난 이러한 시각장치들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낯선 신호를 반복적으로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전시는 재개발 상황에서 익숙한 형식들로 제시되는 집단의 목소리 외에 개인의 목소리가 공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지, 나아가 특정 당자사들의 문제로 그려지는 도시 갈등에서 다양한 주체의 위치와 소통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지 탐구한다.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