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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호
Jang J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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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호 <조율하는 마음대로>

Jang Jungho <Tune it your way> 

2017. 11. 14 Fri ~ 2017. 12. 14 Thu

Artist Talk 2017. 12. 2 Sat 4pm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17 년 11 월 24 일부터 12 월 14 일까지 장준호 작가의 개인전 <조율하는 마음대로(Tune it your way)>를 진행한다. 작가 장준호는 조각가로, 나무를 주재료로 활용하여 전통적 방식으로 깎기와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특정 대상의 원래 기능이나 목적을 비틀어 제시하여 개념적 변환을 꾀한다. 2016 년 드로잉스페이스 살구에서 열린 두 번째 개인전 <벌레잡기>는 소프트웨어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버그’라고 부르는 것에서 착안하여, 수행 과정에서 생기는 벌레와 같은 수많은 변수들에 관해 이야기 했다. 관객은 전시 공간에 제시된 다양한 오브제들을 직접 개입하여 옮기거나 만질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작가가 제시한 상황과 관객의 자율성 사이 간극에 관해 탐구하였다.

이번 전시<조율하는 마음대로(Tune it your way)>에서도 다양한 시점이 자유롭게 교차하는 공간을 선보인다. 악기를 연주하기 이전에 ‘조율’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절대음이 발견되기 이전에는 연주자들끼리 음을 맞추는 형태로 조율이 이뤄졌다면, 현대에는 조율기를 활용해 음을 맞추게 됐다. 전시 제목 문구의 앞부분은 현 시대에는 특정한 기준이 생긴 조율에서 가져와 ‘조율하는’이고, 뒷 문구는 ‘네 멋대로 해라’에서 가져온 문구인 ‘마음대로’다. 어울리지 않는 두 어구는 하나로 이어져 단어 자체로도 부딪치는 모양새를 띤다. 전시장에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여러 오브제들이 배치된다. 관객은 손가락 같으면서도 심장 같은 모양의 오브제를 구동하기 위해서 힘겹게 장치를 손으로 돌려야 하고, 왜곡된 직사각형의 테이블에는 나무 오브제들이 곳곳에 꽂혀있으며, 알아보기 힘겹게 변형된 ‘행복’이라는 글자는 지지대 위에 위태롭게 놓여있다. 관객은 전시장에 들어와 전시된 오브제들 직접 만지거나 이동할 수 있으며 각기 자신의 입장 혹은 취향에 맞게 자신이 생각하는 ‘조율’의 상태를 만들어 나간다.

Space Willing N Dealing presents Junho Jang's solo exhibition <Tune it your way> from November 24th to December 14th, 2017. As a sculptor, Jang makes use of wood mainly and takes traditional way of carving an object. He attempts to make shifts of concept by twisting the original function or purpose of specific object. In his second solo exhibition at the Drawing Space SAALGOO in 2016 <Debugging>, Jang was intrigued by the fact that software problems are called as a 'bug' and the exhibition was about a number of variables occurred in the process. The audience was able to directly intervene and touch various objects presented in the exhibition space, and explored the gap between the situation presented by the artist and the autonomy of the audience.

This exhibition <Tune it your way> presents the space where various viewpoints freely intersect. Before playing the instrument, 'tuning' is essential. Before the absolute note was found, players tried to find the right note together, but after the tuner was invented, people used tuners. The first part of the title of the exhibition title is 'tuning' from the tune that has a certain standard in the present era, and the latter phrase is 'as you wish', which is a phrase taken from 'A bout de Souffle(Do whatever you want)'. Two unfamiliar phrases are mingled together, and they make a conflict. Various objects made of various materials are placed in the exhibition. Audiences have to wind the device by their own hands in order to run a heart shaped object. On a distorted rectangular table, wooden objects are randomly placed. The audience enters the exhibition space and touches or moves the displayed objects directly, and creates a state of 'coordination' that each person thinks according to his or her position or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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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현악기는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주하기 직전에 반드시 줄감개를 돌려 조율을 해야 한다. 물론 연주 중에도 음이 틀어지므로 곡 사이사이 음을 점검한다. 여기서 ‘음이 틀어진다’는 말은 악기가 온도와 습도 등의 영향으로 미세하게 형태가 변형되는 형용사에서 나온 듯하다. 20 세기 중후반에 ‘A(라)=440Hz’라는 약속이, 즉 음고가 표준화되기 이전에는 모든 연주자의 기준 음고가 달랐다. 440Hz 라는 1 초당 공기 떨림 수를 무시했을 때 우리는 (모두가 성대라는 악기를 가지고 있으니깐 아마추어 악사라고 우길 수 있다) 각자의 고유한 기준 음고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조율의 개념도 약간 달라진다. 각 현을 정확한 기준음계에 맞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현 사이 혹은 악기사이의 상대적 간격만 맞추면 된다. 연주자는 곡을 연주하기 직전 작은 소리로 현을 울려 음을 점검한다. 무대 위 가장 처음 울리는 음은 조율음이다. 조율은 귀찮더라도 연주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기계적 행동이다. 때문에 연주자는 건조하고 담백한 마음으로(즉 마음을 머금지 않는 태도로) 조율한다. 악기(바이올린이나 기타를 상상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를 소리를 낼 수 있는 조각이라고 했을때, 조율하는 행위는 청각적임과 동시에 촉각적인 감각행동이라 할 수도 있다.

원근법은 ‘in perspective’로 번역하는데 perspective 는 바라보는 지점, 즉 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관점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이다. 음계의 스펙트럼에서 기준 금고를 설정하는 것을 지형도로 그려 본다면 공간 속에 점찍기 정도가 될 것이다. 즉 익숙하지는 않지만 우리 각자가 세계의 지형도 안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인지하는 것은 우리의 기준 음고를 잡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본인의 입장을 아는 사람은 태도를 취할 것이고 기준 음고에 맞게 조율이 끝난 연주자는 공연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나타나는 산발적인 원근감의 형상은 입장(기준 음고)이 수시로 틀어지는 세계를 재현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출렁이는 망망대해와 북극성을 상상했다. 관객이 전시장에 들어와서 전시 구성물들을 재배치, 배열해서 각자가 생각하는 “조율된 상태”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위의 억지 조합과 비유, 짜 맞춤은 논리적으로 당위성이 있거나 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지형도 안에서 작가가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꾸려 나갔다는 것을 알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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