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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연
Kim Si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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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연 <살림>

Kim Siyeon <Houseware>

2013. 10. 11 Fri ~ 2013. 10. 31 Sat

Opening Reception 2013. 10. 11 Fri 6pm

부대행사 / <수다 - Tea Party> : 2013. 10. 19 Sat 3-6pm

<수다-Tea Party>에 참여하실 분은 이 빠진 그릇을 가지고 오세요. 프린트 된 작가의 드로잉을 드립니다. <수다-Tea Party>에는 오설영 현대무용가의 퍼포먼스도 함께합니다.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김시연 작가의 개인전 ‘살림(Houseware)’을 개최하여 새로운 설치 및 사진 작품을 선보입니다. 김시연은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미국 School of Visual Arts 석사를 마치고 한국에 거주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스스로의 생활과 감정을 작품에 반영하여 마치 배설하듯 자연스레 표출하려 노력한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처럼 작픔은 그녀의 생활과 삶에 밀착되어 있으며, 작가 본인이 느껴온 한 인간 혹은 여성으로서의 고독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김시연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용품들을 이용한 사진 작업과 인터넷에서 찾은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한때 새것으로 고이고이 아껴가며 쓰던 물건들이 어느 순간 하찮은 것이 되어 버린 것.

이 나간 그릇, 쓰고 남은 봉투, 낡아서, 완벽하지 않은 상태여서 버려진 것, 기능을 다하기 전에 실증 나 버린 것, 한때 아름다웠던 것들을 바라보며, 그것들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살림 전시는 그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그들의 지친 긴 숨에 관한 이야기 이다. 전시를 방문한 그들이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노트 中

전시설명

 

김시연 작가는 초기 작업에서 작품과 함께 짤막한 이야기를 서술하곤 하였다. 초기 비디오 작업 <greeting(2002년작)> 시리즈에는 잘려지는 여섯 번째 손가락,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누군가를 갈망하는 머리가 둘이고 팔 네 개를 가진 소녀, 스스로의 머리를 잘라내는 소녀 등이 등장한다. 동화들을 차용하여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들은 다소 잔혹한 결말에 다다르며 전통적인 해석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의미를 내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오랫동안 김시연 작가는 그간의 이야기 형식에서 보여주는 내러티브에서 더 미시적으로 파고 들어간 스스로의 방어 장치에 대한 다양한 작업을 보여주었다. 스스로를 가두어놓는 일종의 방책(防柵)을 위하여 여러 가지 설치 작업을 선보였는데 이 방책은 타의에 의해 혹은 환경에 의해 쉽게 부서지거나 망가져버리는 소금이나 세제로 만든 패턴, 엷게 깎은 비누 등의 아주 연약한 재료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설치이거나 오브제를 이용한, 건드리면 모두 부서지는 트랩과 같은 장치였다. 윌링앤딜링에서 개최되는 김시연의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 보였던 내러티브 요소를 다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용품들을 이용한 사진 작업과 인터넷에서 찾은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그리고 두 가지 형식의 작업, 즉 설치와 사진 작업은 서로 교묘한 연결점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 두 형식 사이의 구분을 확장시킬 수 있는 맥락이 존재한다. 

설치 작업 <Headless>는 머리가 없는 두 명의 여자 아이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탑 속에 갇힌 긴 머리의 소녀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이용하여 왕자와 마녀가 탑으로 출입하도록 하였던 독일 그림형제 원작의 동화 ‘라푼젤’에서 그 모티브를 가지고 왔다. 라푼젤이 왕자와의 관계가 들켜 탑에서 쫓겨난 후 결국 왕자와 재회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원작의 결말과는 다르게 김시연의 동화에 등장하는 소녀는 긴 머리카락이 있는 머리를 스스로 잘라내고 탑을 빠져나간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소녀는 종이에 인쇄 된 다양한 크기의 형태로 드러나며, 모두 목이 잘려진 채로 한 명은 두 손을 모으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뒷짐을 지고 있다. 수동적이면서도 동시에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의 자세는 곧 ‘여성’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틀에 박힌 도상과 이에 반한다고 여기는 또 하나의 틀에 박힌 도상을 연상하게 한다. 이 소녀는 김시연의 동화 속에서 현실 밖으로 탈출한 존재이며 이들의 모습은 서로 겹쳐지며 연결되고 점차 작아져서 결국 손톱만한 크기가 되어 그 존재가 점차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인다. 희생이 따른 존재감은 결국 스스로 점점 작아지면서 어디론가로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비단 여성의 현실에만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진 작업 <살림> 시리즈는 이가 빠진 그릇과 컵, 바스러진 달걀과 마카롱 등을 그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버리기는 아까워서 두고 있으나 정작 사용하기 위해 내 놓기에는 부족한 살림살이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그간 김시연의 작업 속에서 보았던 아슬아슬하게 지탱해온 오브제들의 결말을 보여주는 듯하다. 서로를 지탱하거나 가냘픈 장치를 지지대 삼아 자리를 잡고 긴장감을 연출했던 이전 작업 이미지에서 지금 이들은 자신의 일부를 떨구어내고 스스로 존재하기 위하여 독자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하지만 이들이 결국에는 쓸모 없이 버려지는 것이 아닌 예술 작품으로서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은 김시연식의 해피앤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실마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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