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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혜
Meehy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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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혜 <경리단길>

Meehye Lee <Gyeongridan-gil>

2013. 11. 7 Tue ~ 2013. 11. 27 Wed

Opening & Artist Talk 2013. 11. 7 Tue 7pm (패널_오인환)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개념미술로 잘 알려진 이미혜 작가의 5년만의 개인전 <경리단길>을 개최합니다. 작품의 재료에서 드러나는 물질성보다 물질을 둘러싼 행위와 여기서 파생되는 감정이나 시스템 등을 통해 작업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이미혜 작가의 신작이 우리에게 또 어떠한 고찰을 던져줄 수 있을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시설명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고 스마트 기기 사용이 보편화된 요즈음 우리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우선 검색부터 한다. 검색은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다. 지도검색을 통해 경로와 교통수단을 선택하고, 블로그 및 SNS 검색을 통해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에야 비로소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인증샷으로 남긴 후, 블로그나 SNS에 올려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한다.

이러한 ‘선 검색 후 경험(先檢索 後經驗)’ 방식은 개인의 삶을 개별적이고 풍부하게 한다는 믿음과 달리 오히려 타인의 경험을 인용/차용, 참고/참조, 모방하게 하면서 재조합 내지 재구성에 그치는, 도식화되고 균질화된 경험들을 무한 반복 재생산해내고 있다.

보편화된 경험과 도식화된 매뉴얼의 재생산이 가속화되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파급효과는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장소에만 머물거나 개개인의 사고와 경험을 획일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재하는 장소를 변화시키기에 이른다. 최근 경리단길이 ‘핫플레이스’ 로 급부상하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활성화되고,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고…,그 여파로 경리단길을 지켜 온 오래된 가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이색적이고 트렌디한 맛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비단 경리단길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삼청동길,홍대 앞, 부암동길, 가로수길, 이태원길 등, 수많은 장소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주목 받고, 변화하고, 대체되기를 반복했다. 

작가 이미혜는 이번 전시<경리단길>에서 요즘 가장 ‘핫한 플레이스’라는 경리단길을 매개로 하여 ‘선 검색 후 경험’ 방식을 통해 개인들의 경험이 무한 반복 재생산되는 현상과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이러한 정보들이 경리단길이라는 실재하는 장소를 변형시키는 과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전시는 2008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리단길의 변화과정을 담은 기록사진과 영상 및 사운드 설치작품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사용된 이미지와 텍스트는 모두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구한 것들이다. 경리단길 검색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을 수정하고 변형하고 나아가 재조합/재구성함으로써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경리단길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선 검색 후 경험(先檢索 後經驗)’의 시대에 경험의 실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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