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cturescape
이세준
Lee Sejun
2025. 5. 14 Wed ~ 2025. 6. 8 SUN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2025년 5월 14일부터 6월 8일까지 이세준 작가의 개인전 《Picturescape》를 개최한다.
가장 전통적인 회화 장르를 다루면서도 그 형식과 개념에 있어 독창적인 실험을 이어오고 있는 이세준은, 하나의 화면 속에서 다양한 이미지 레이어를 확장하고 증식시키며 회화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그는 비선형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회화를 유기적인 개체로 바라보며, 매 전시마다 놀라운 공간 연출과 함께 새로운 형식의 회화를 제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동안 꾸준히 탐구해온 평면 이미지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며, 이미지 간의 공명에서 발생하는 리듬에 집중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자연 풍경을 단순히 재현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풍경화’가 아니다. 하나의 화면 속에서 중첩되거나 병렬된 이질적 이미지들 간의 시각적 공명이 만들어내는 감흥을 통해, 회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종의 가설이 작동한다.
전시 공간에 설치된 각 캔버스는 고유한 개체로서 자율적으로 형성되고 증식하며, 그 안에서 이미지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세준의 회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회화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Exhibition Introduction
Space Willing N Dealing is pleased to present <Picturescape>, a solo exhibition by artist Lee Sejun, on view from May 14 to June 8, 2025.
While working within the most traditional genre of painting, Lee Sejun has continually pursued original experiments in both form and concept. His practice explores the boundless possibilities of painting by expanding and multiplying layers of imagery within a single canvas. Lee approaches painting as an organic entity that unfolds within a nonlinear flow of time, consistently offering surprising spatial compositions and new formats in each exhibition.
In this exhibition, Lee continues his ongoing research into flat images, focusing on the rhythm that emerges from the resonance between images.This exhibition is not a landscape exhibition in the traditional sense of reproducing nature. Instead, a kind of hypothesis that explores another possibility of painting operates through the emotion created by the visual resonance between heterogeneous images that are overlapped or paralleled on a single screen.
Each canvas installed in the exhibition space forms and proliferates autonomously as a distinct entity, revealing the infinite expandability of imagery. Lee Sejun's paintings go beyond simple reproduction and constantly question what paintings can be.
작가노트
현대적 회화와 시각의 작동 방식 그리고 리듬
일전에 나는 스스로를 두 단어를 동시에 발음하려 애쓰는 사람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서로 상반된 의미를 가진 두 대상을 하나의 화면 안에 담고,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회화적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토록 불합리하고 불가능한 시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을까? 아마도 현대의 시각적 경험이 바로 그 불가능한 시도와 닮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한 비평가와 함께 지도를 들고 길을 찾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지도와 현실이 번갈아 나타나는 그 감각은 본질적으로 시각적 작동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네비게이션과 실제 길을 번갈아 보고, 동시에 옆자리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지나가는 풍경을 속절없이 흘려보내는 경험을 떠올려보자. 우리에게 익숙한 이러한 상황은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시각적 경험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여 있으며, 그 변화는 급속히 가속화되고 있다.
나는 2023년 《송은미술대상》전에서 <Beyondscape>라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 작업은 '풍경'이 아닌 '풍경화'라는 개념을 소재로 그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풍경화의 요소를 분석하고 분해한 뒤 재조합하는 시도였다. 이번 전시 《Picturescape》는 앞선 작업의 심화이자 전시로서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난 풍경화와 풍경화 사이를 넘나드는 틈에 보이는 풍경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림을 보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가는 순간 완벽하게 변환되지 않은 전환 작용은 앞서 포착한 풍경을 약간씩 머금은 채 다음 장면을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은 각각의 신체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가질지도 모른다. 나는 이 전환의 미세한 지체, 즉 레이턴시(latency)의 시각성이 고유한 리듬을 가질 것이라 가정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 작업과 이번 전시를 찾아오는 이들의 리듬이 공명하기를 기대한다.
WOR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