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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이승찬

Lee Seungchan


2025. 7. 9 Wed ~ 2025. 8. 10 SUN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25년 7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승찬 작가의 개인전 <레몬>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범람하는 이미지의 시대에 의미를 상실해가거나 무의미하게 스쳐가는 수많은 기호와 상징이 그 본연의 기능으로 작동 가능할 수 있을지, 혹은 이미지가 가지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드러냅니다. ‘레몬’이라는 과일을 지칭하는 단어가 ‘쓸모없는 것’ 혹은 ‘질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던 것은 플라톤 사상에서 이미지를 대하는 태도와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승찬 작가에게 이미지는 단순히 현혹적이거나 무의미할 수 있는 데이터로서 대면하는 태도를 비껴가며, 수많은 망각된 것들의 틈을 통해 드러나는 또 다른 기억의 단서이기도 합니다. 캔버스 표면의 거친 질감을 만들어낸 반복적 행위의 과정에서 뒤덮여진 이미지의 겹으로부터 드러나는 것들이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로 발현되고 있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hibition Introduction

Space Willing N Dealing presents Lemon, a solo exhibition by artist Lee Seungchan, running from July 9 to August 10, 2025.

 

Set against a world saturated with images, this exhibition conveys the artist’s meditation on whether the countless signs and symbols, often drained of meaning or gone in a blink, can still fulfill their original function, and on what new possibilities images themselves might yet hold.

 

The way “lemon”, originally just the name of a fruit, has come to denote something worthless or subpar echoes the Platonic view of how we relate to images.

 

For Lee Seungchan, images are far more than seductive surfaces or hollow data. They act as clues to forgotten memories that surface through the gaps between countless things consigned to oblivion. Through the repeated gestures that build the rough textures on his canvases, viewers witness elements emerging from layered veils of imagery, coalescing into new meanings before their eyes.

작가소개

이승찬(1985년생)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2024년 <부식성 흉터>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2020년 <Combicess> 공간 형, 2017년 <Double Point> 313 아트프로젝트, 2016년 <Second Point> 공간 사일삼, <#000000> 가변크기 등 개인전을 가졌다. 2024년 인터럼,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21년 Finch Art(교토), 2019년 트라이보울, 2018년 취미가, 하이트컬렉션, 2017년 무대륙, 2016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노트 

​레몬

우리는 노란 빛깔의 우둘투둘한 껍질과, 즙이 많은 과육, 시고, 달고 쓴 맛과 똑 쏘는 향기를 가진 레몬을 알고 있다. 레몬에 대해 찾아보면, 레몬은 기억력과 기분을 개선하고, 노화 억제, 피로 회복과 피부에 좋은 것으로 나온다. 영어권에서는 속어로, 쓸모없거나 흠이 있는 물건과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유래한 관용 표현으로 “삶이 너에게 레몬을 줄 때,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가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레몬은 바니타스 장르에 종종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삶의 무상함과 함께, 달고 쓴 삶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윗 문단의 ‘레몬’을 ‘이미지’로 바꿔 읽어보면 어떨까. “이미지는 기억력과 기분을 개선하고, 노화 억제, 피로 회복과 피부에 좋은 것으로 나온다.” 다시 반복해서 풀어 쓴다면, 조금은 빗나가지만, 이미지는 기억을 매개하고, 감상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보는 이를 유혹하고, 선망하게 하며, 정체성을 조형한다. 서구권에서 이미지는 플라톤 이래로 실재보다 저급한 것으로, 쓸모없거나 흠이 있는 것으로 취급된 역사가 있다. 한편으로, 이미지의 역사는 죽음과 망각과 함께 시작한다.

 

이미지는 어린 시절, 만화가가 되기를 결심한 시절의 나를 매혹했었다. 그림 연습을 위해 만화대여점에서 잡지를 빌려 광고 이미지 등을 따라 그렸다. 그 이미지들은 나를 매혹했고, 후에 컴퓨터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보이는 이미지를 닥치는 대로 컴퓨터에 저장하곤 했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긴 후에는 늘상 그것을 가지고 다니며 이런저런 사진을 찍곤 했다.

스마트폰과 검색과 SNS가 일상이 된 지금은 이미지를 수집하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간혹 사진을 찍어도 그것은 내가 특정 시간과 장소에 있었다는 표시일 뿐, 이미지 수집을 위한 활동이 아닐 것이다.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처음 보는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몇 개의 관심 범주 안에 머문다. 그마저도 조금 후에 다른 이미지를 보게 되면서 눈 앞에서 망각되는 일이 다반사다. 체화되지 못한 이미지는 매끈하게 미끄러진다.

망각은 필연적인 반면, 기억은 간헐적이고 우발적이다. 간혹 흘러가는 이미지 속에서 그것이 보여주는 것과 다른 이미지와 연상이 상기될 때, 이미지는 흐르길 멈춘다. 가끔씩 사적인 이미지를 모아둔 사진첩을 넘기다 보면 특정 시공간에 관한 기억이 밀려든다. 기억에 망각이라는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라, 망각에 기억이라는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인다.

 

‘검은 사각형’ 시리즈는 지금의 이미지 환경에 관한 최초의 진술이었다. 지금의 ‘흉터’ 시리즈는 일종의 숨고르기이다. 작업은 물감을 덮고 긁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그것은 망각과 기억을 반복한다. 이전 화면에 다시 물감을 덮어 이전 기억을 망각하고, 표면을 다시 긁어내 이전 화면의 흔적을 발굴하면서 망각을 기억한다. 작업에 상처처럼 남은 촉각적 표피는 작업 과정과 행위를 연상케한다.

 

레몬 즙을 잉크로 이용해 종이에 글을 쓰면, 불을 쬐어야 글씨가 나타나는 비밀 편지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전시는 레몬 잉크로 쓴 사적인 비밀 편지이며, 눈 앞에서 사라진 이미지, 그 망각을 기억하기에 관한 것이다.

레몬_글.양기찬.pdf

WORKS

untitled, 2025, Oil on canvas, 40.9 x 31.8 cm.jpg
건선, 2025, Oil on canvas, 90.9 x 72.7 cm.jpg
untitled, 2025, Oil on canvas, 40.9 x 31.8 cm (2).jpg
untitled, 2025, Oil on canvas, 90.9 x 72.7 cm.jpg
희미하게 어색한, 2025, Oil on canvas, 53 x 45.5 cm.jpg
Albedo2, 2025, Oil on canvas, 162.2 x 130.3 cm.jpg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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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 48-1 Jahamunro (Changseong-dong 98-19), Jongro-gu, Seoul, Korea 

Wednesday - Sunday, 12 - 7pm

Closed on every Monday, Tuesday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창성동 98-19) 2층

수 - 일 12:00-7:00pm

매주 월, 화요일 휴관

T / F +82 2 797 7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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