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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조혜진
Gunwoo Shin, Hyejin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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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의 47, 조혜진의 32

Gunwoo Shin's 47, Hyejin Jo's 32

2019. 3. 6 Wed ~ 2019. 3. 29 Fri

Artist Talk : 2019. 3. 23 Sat 4pm
                (패널 : 안소연 비평가)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2019년 3월 6일부터 29일까지 신건우, 조혜진의 2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오브제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두 작가의 시도를 한 자리에 모았다. 조각, 조형, 형태, 재료, 물질과 같은 단어를 두 작가의 작업에 모두 대입해서 말할 수 있지만, 그 단어를 해석하고 작품화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띤다. 관객은 두 작가의 작품을 볼 때 완전히 다른 사고의 과정을 거쳐 작가가 제시하는 문제의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전시 제목 <신건우의 47, 조혜진의 32>는 기획자와 작가 사이의 오랜 토론 끝에 결정한 것으로, 각 작가 이름 뒤에 붙은 숫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를 가지는 숫자이다. 이렇게 다르게 설정된 두 숫자는 비슷한 지점에서 시작해서 자신만의 방법론을 구축하여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을 은유한다. 신건우의 작업은 작업실에서 완성되어 전시장으로 옮겨 온다면, 조혜진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어떻게 설치할지 고민한다. 비교적 무겁고 단단한 재료로 신건우의 작업이 만들어졌다면, 조혜진 작업에서는 비교적 가볍고 비물질적 재료가 활용된다. 신건우가 전통적인 조각 방법론을 활용하여 내러티브와 사회적 메시지를 드러낸다면, 조혜진은 일상 속의 이미지를 채집하고, 그것을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조형성을 제시한다.

신건우는 부조, 환조, 알루미늄 평면, 오일페인팅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여 미술사 내의 주요 작품, 성서 모티브, 이슬람교 불교 등 다른 종교 및 전통적 이미지 등을 혼종적으로 표현해 왔다. 선과 악, 삶과 죽음이 모호해진 세상을 말하는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적 특성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상으로서의 조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며, 드로잉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조혜진은 이번 전시에서 신작 <index> 시리즈를 소개한다. 2012년 부터 2018년까지 작가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중에서 일부를 정렬하고 또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 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는 생성 시간, 키워드 정도의 정보만 남기고 단순화한다. 그의 작품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미지가 유통, 순환되는 사회를 전제로 하며, 데이터로서 완료된 작업을 전시장에서 보여줄 때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담고 있다. 

Space Willing N Dealing is proud to announce two person exhibition of Gunwoo Shin and Hyejin Jo, Gunwoo Shin's 47, Hyejin Jo's 32. This exhibition will show two artists’ attempts to create objects in different ways. When discussing works of both artists, it is necessary to mention several key words like sculpture, form, material, etc. However, the ways two artists interpret and understand these words are completely different. The numbers appearing in the title of the exhibition are numbers that have a very personal meaning to both artists. The two different numbers are metaphor for the situation where Shin and Jo starts from the same point, develops their own methodology in art, and following their ways in different dir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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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인터뷰

윌링앤딜링(이하 WD): 지금까지의 작업을 보면 성서적 모티브, 성화 모티브, 우끼요에, 불교의 탱화, 이슬람 전통회화의 요소들이 혼종적으로 등장합니다. 이렇듯 다층적 레퍼런스의 활용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신건우(이하 S):  제가 인생을 살면서 경험하고 수집한 의미가 들어있는 도상들입니다. 단순히 이미지의 형태라기보다는 나와 내가 속한 무리가 공통적으로 사고하고 향유하는 일반화된 형태입니다. 그러나 다른 어느 집단에선 전혀 다른 이미지로 읽히기도 합니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세상에서 다르게 읽히던 도상들이 작업 안으로 들어오면 또 다른 방향으로 읽힙니다. 기독교적 도상과 이슬람적 도상이 만나면 누구나 대립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냈다기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의 마음 안에 항상 내재되어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이 도상들을 작업 안에 등장시킴으로써 이미 혼종이 되어버린 사회, 선과 악이 불분명하고 삶과 죽음이 모호해진 내가 속한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WD: 신건우 작가에게 인체는 중요한 소재로 보입니다. 작가는 인체를 통해 어떤 것을 전달하기를 바라는지 궁금합니다.

S: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배우로서의 인체를 오브제로 사용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주제가 단순히 인체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니까요. 제 작업 중 일부 내러티브 작업에서는 한동안 인체를 많이 사용해 왔습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인간이다 보니 인간의 형상이 우리에게 가장 설득력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조각상에 인위성을 부가함으로써 조금 더 진지해진다고 할까요. 가령 고양이 얼굴을 한 목조각을 본다면, 아무 생각 없이 웃을 것 같기도 합니다.

WD: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S: 이번 윌링앤딜링에서의 전시는 ‘형상으로서의 조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보려 합니다. 기존의 작업과 별 차이가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묘하게 다른 구석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드로잉 작업도 등장합니다. 아직 한 번도 드로잉 전시는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것도 최초가 되겠지요. 남들은 시작단계에서 드로잉을 할 테지만, 저는 평소 드로잉 없이 바로 작업을 시작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아마 조금은 무게감 있게 드로잉 작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추상 조각을 하나 다룰 생각입니다. 저 개인에게는 이 작품이 아마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내러티브가 서서히 사라지는 조각 그대로의 조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감정적으로는 최근에 한 유화 작업과 닮은 작업이 될 듯합니다.

조혜진 둥근 모양들, 디지털 이미지, 가변크기, 2019 (4).jpg

조혜진 인터뷰

WD: 조혜진 작가는 이미지가 수차례 복제되고 또 유통되는 오늘날과 같은 온라인 환경 속에서 무료로 공유되는 이미지를 활용, 재조합하여 공적/사적 경계를 흐리는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유통과 소비의 작동원리를 추적하는 연구자적 태도에 관한 부연설명을 부탁합니다.

조혜진(이하 J): <벡터 프로젝트>는 우리 주변을 차지하는 광고 인쇄물이나 인쇄된 겉면을 갖는 사물들의 이미지의 출처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되는 사물, 일시적으로 게시되는 광고물의 경우 전문적 디자인 과정 없이 떠돌아 다니는 이미지나 무료 이미지 공유 사이트에서 다운받은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사용방식이나 플랫폼에 관심을 가졌고, 이 틈 사이에 작가가 만든 개인적 이미지들로 개입할 수 있는지 가능성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특히 종이컵의 경우 생산된 위치가 기입되어있어 이미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볼 수 있는데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과 함께 이 경로를 매핑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최근 <바닥 풍경>이라는 작업에서는 이러한 이미지 공유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화문석 장인들이 상상하고 짜낸 이미지를 실사로 재현하는 작업을 보여주었습니다.

 

WD: <기능하는 형태> <구조들> 처럼 비교적 구체적 사회경제적 맥락이 제거된 듯 보이는 작업에서도 작가의 의도가 단순히 시각적 요소의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는데요. 이러한 형태들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나요?

 

J: 언급하신 작업들은 다른 작업에 비해 물리적인 형태가 먼저 드러나 보입니다. 유난히 무겁고 부피를 차지하는 <기능하는 형태>의 경우 함께 전시되었던 <벡터 프로젝트>와 쌍을 이루는 작업입니다. 비물질적 데이터를 통해 조각적 상상을 유도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실제 이미지가 기능한다면 어떤 형태, 부피로 우리 주변에 서있게 될지에 대한 표현으로 벡터 이미지와 조각의 관계에 대해 고민했던 전체 작업 과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구조들>의 경우 이전 작업인 도시루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실용신안문서 안에서 서로 참조하고 계승하는 사물의 구조를 구현한 작업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드러나지 않지만 특허의 요지가 되거나 다른 사물과 연결점을 갖고 계승되는 형태를 제시하며 실용신안이라는 문서의 체계와 그 안에서 제가 조각과 연결 짓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WD: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될 작품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 지금까지 해온 작업에서 변화된 개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J: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최근 천착해있는 비물질적인 것과 조각의 관계 대한 질문의 연장선에 있어요. 특히 “데이터로서 이미 작업이 완결되었을 경우 전시를 통해 보여줄 때, 물질을 빌어 형태를 가져야만 한다면 어때야 하는가?”와 같은 태도의 문제에 집중 합니다. 여태 까지는 외부의 요소에 대해 관찰하고 작업으로 이어나갔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공개할 수 없는 작가 개인의 사적인 사진들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크게 다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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