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원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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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대로 As You Wish
권순영, 김수영, 김정욱, 써니킴, 이제

2021. 7. 21 Wed ~ 2021. 8. 15 Sun

전시소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주로 국내 작가 개인전을 위주로 작가의 현 작업을 집중 조명하며 소개해 왔다. 장르의 구분이나 세대를 특정하지 않고 한국 미술씬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하면서 작가들의 역량을 소개하였다. ‘원하는 것(willing)을 다루어보고자(dealing)’ 하는 의미를 가진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미술계 속에서 가능한 다양한 시스템을 경험하고 자신만의 성격을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전시 “당신이 원하는대로 As You Wish”는 5인의 회화 작가의 그룹전시이다. 한국의 회화씬은 양가적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세대 간 환경의 차이로 변해가는 작업 성향을 읽어내는 연대기적 독해가 가능한 동시에 각 작가별 서사에 집중하여 미시적인 개별성에 무게를 두게 된다. 이번에는 외부의 미술 씬의 변화와 시스템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가능한 시도와 변화를 조금씩 시도하면서 그 특유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다섯 작가를 전시한다.

권순영, 김수영, 김정욱, 써니킴, 이제 등은 한국 동시대 미술씬의 빠르고 가파른 변화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스타일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면서 온전히 자신의 작업 성향에 집중하며 변화를 이어왔다. 새로운 세대의 회화 성향에 대해 분석되고 있고 특정 이슈나 방법론에 대해 소개되고 있는 와중에도 그들의 초반 작업으로부터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독특했던 자신의 방식을 보다 깊이있게 시간을 들여 연구해오고 있다. 예술 활동은 가장 유연하면서 자유롭다. 하지만 자신의 활동과 방법론이 가장 자유롭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수하는 원칙 또한 엄격히 고수할 수 있어야 하는 모순도 안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참여 작가들이 추구해온 작업이 지금 시제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권순영 Kwon, Soon-young

단국대 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소소갤러리(2017), 갤러리팩토리(2014, 2011), 관훈갤러리(2007)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2019), 해담하우스(2018), 갤러리룩스(2017), 아트선재( 2016), 금호미술관(2016)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Flashback→Empty Smiles→슬픈 모유→눈물의 여정이라는 소소한 행보를 거쳐 오는 동안 그 가운데를 관통하는 주된 요체 는 언제나 ‘통증’이었다. 어린 시절의 나를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느껴왔던 통증이 그 첫 번째이고, 그 안에서 타의에 의해 맺어 진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통증이 두 번째 이야기였으며, 타인의 고통에 관한 공감으로부터 파생된 통증은 나의 세 번째 이야기 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다. 삶이 계속 되 는 한 그림자처럼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사람들과의 관계로부 터 비롯된 통증과의 불안한 여정에 관한 이야기. 그것이 나의 마 지막 ‘통증’에 관한 기록이었다.

눈물의 여정.


흘러내리는 눈물도 금세 메말라 버릴 정도로 뜨거운 어느 여름 날. 눈사람은 너무나 짧은 공연을 끝내버리고 다시금 긴 여정 의 길에 올랐다. 커튼콜을 마치고 무대를 떠나기 전 눈사람을 보내기위한 관객들의 뜨거운 포옹에 그의 몸은 점점 눈이 녹 듯이 사라져갔다. 눈사람이 흘리는 눈물은 아픔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모두 가 따스한 봄의 햇살을 기다리는 동안 눈사람은 서서히 추운 곳으로의 여행을 준비해야만 했던 것이다. 봄의 소식이 들려오 기 훨씬 전부터 그는 눈물을 흘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럴 때 마다 아이들은 눈사람에게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는 것은 아 닌지 그의 얼굴을 살피기도 했다. 꽁꽁 언 손과 발을 늘 따스하 게 어루만져 주던 그의 살가운 인사와 도란도란 속삭이며 가로 등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앉던 귀여운 눈꽃송이들로 만들어진 Snowman. 추운 겨울일수록 더욱 더 따듯해지는 그의 벙어리 장갑은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 온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영겁 의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특유의 천진함을 잃지 않았던 미소만 큼이나 다정했던 말씨. 늘 봄을 기다리면서도 봄을 두려워해야 만 했던 눈사람과의 즐거웠던 크리스마스를 추억한다. 모든 것 이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하나만 오직 영원할 수 있다는 무거 운 진실을 증명하듯이 봄이 채 오기도 전에 한없이 가벼운 농 담처럼 사라져버린 눈사람. 구름으로 다시 환생해서 어디든 떠 다니다가 웃음을 잃어버린 한 아이를 발견한다면 기꺼이 눈이 되어 내려줄 눈사람. 필히 순진한 누군가의 손길로 다시 태어나 고 그렇게 또 봄이 오기 전까지 우리들의 곁에서 한겨울의 추위 를 막아줄 든든한 친구. 나는 겨울로 떠나가는 열차에 몸을 실 은 눈사람에게 한 병의 눈물을 건네주었다. 기나긴 여정이 결코 외롭거나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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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Suyoung Kim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 마이스터슐러, 브리프 졸업했다. 원앤제이 갤러리(2018),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13), 금호미술관(2007), 대안공간 루프(2004)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2019), 화이트블럭(2019), 금호미술관, (2019), 아르코미술관(2018), 누크갤러리(2018)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APT 스튜디오, 몽인아트스페이스 등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Asia Art Archive, APT Collection,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어제와 오늘은 같지 않다.
오늘이 어제와 같을 수 없다.

어제의 오늘은 반복이 아니다.

오늘은 어제의 반복일 뿐이다.

어제와 오늘은 연장선에 있다.

오늘은 어제의 또 다른 연장선이다.

어제와 오늘은 다르지 않다.

위의 글에서 ‘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팩토리2, 2018) 전 시에 참여하면서 나의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복성과 일 상에 대한 관계망을 기술했었다. 지나고 보니 2013년 시작 한 work 시리즈 작업은 이러한 일상이 이어지는 물리적 공간 인 서울을 장소로서 드러내고 싶어했던것 같다. work No. 8, work No. 27, work No. 25, work No. 29 작업들에서와 같 이 명륜동, 안국동, 을지로, 충무로, 강남역 등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 입면들을 화면에 몽타주하면서 오히려 허구로부 터 심리적 실재를 드러내려고 하였던것 같다. 그 이후 새로운 현 실 혹은 세계를 만들어 낼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몽타주 이미 지 작동방식을 현재까지 작업의 형식으로 지속하면서 나는 도 시를 그리고 있다. 건물이라는 소재가 자동적으로 소환하는 다 른 측면도 있는데 도시 공간에 드러나는 개인적 노력, 사회적 관계, 권력의 작동방식과 같은 흔적들이다. 최근에는 이 흔적 들을 가시화하는 지점에 주목하여 작업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 한 베를린, 뉴욕, 시카고, 런던, 베이징, 타이완, 도쿄, LA에 위 치한 근대,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의 건물, 마천루와 노후화 된 건물 입면들을 몽타주하여 뒤섞인 시간, 공간, 문화를 암시하 는 방법으로 시도하고 있다. work No. 53, work No. 48작업 에서는 베를린, 뉴욕, 타이완, 대학로의 건물 입면이 등장하고 이 시기에는 문화, 자본, 계층의 차이가 공존하는 도시를 그렸 다면 work No. 62 이후의 작업들에서는 이 차이에 의해 분리 되는 도시를 그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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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Jungwook Kim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갤러리 스케이프(2015), 갤러리 피쉬(2004), 금호미술관(1998)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세종문화회관(2020), 서울대미술관(2020),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2019), 정읍시립미술관(2018), 금호미술관(2016), 국립현대미술관(2015)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미술관, OCI미술관, HOW Art Museum 상하이(중국), 경기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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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킴 Sunny Kim

뉴욕 쿠퍼유니온 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뉴욕 헌터 대학원에서 종합매체 석사를 취득하였다. 에이라운지(2020), 스페이스 비엠(2013), 갤러리현대 16번지(2010), 일민미술관(2006), 갤러리 사간(2001) 등의 개인전을 가졌고, 런던 A.P.T(2018), 문화역서울 284(2012), 비엔나 쿤스트할레(2007), 서울시립미술관(2007), 국립현대미술관/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2002)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7에 선정되었다.

변화의 길목에서 서성거리는 그림들.


힘들었던 작년을 보내고 나는 조금씩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 었으며, 그 시작은 희망적인 것이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또 멈춰버렸던, 두렵고 슬프고 외로운 시간들을 지나, 지금 나는 꿈 틀거리는 변화의 기운을 느낀다. 이번 전시에는 이 변화의 길목 에서 만들어진 그림들을 걸기로 했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 지만 삶의 변화와 작업의 상태가 어김없이 같이 가는 이 느낌 을 즐기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그림들은 변화의 끝에 서 느껴질 새로움만큼이나 소중하다. 그림을 다시 그린다는 것. 그것이 주는 무한한 기쁨과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이 그림 들은 더이상 정지되어 있지 않은 움직임과 신선한 기운을 동반 한다. <모든 시간>은 세상의 결들처럼 몇 개의 시공간이 중첩되 어 한 화면에 나열된다. <흔들리다>는 그 공간에서 흔들리고 마 치 사라질 듯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부여잡고 있는 생명 력에 대한 노래이다. 감정과 현실과 기억의 파편과 꿈같은 조각 들이 만나 서로 관계를 맺고 만들어내는 공간. 나누어진 듯 연결 되고 겹치는 이곳은 끝없이 흐르고, 덮히고, 열리는 기운으로 가 득하다. 하늘. 꽃나무. 숲. 바위와 물과 새. 모든 것들의 반사. 그 리고 땅. 이곳은 사라진 소녀들의 세계이며 그들이 거닐던 풍경 의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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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Leeje

국민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갤러리조선(2017), 갤러리버튼(2015), OCI미술관(2010), 갤러리킹(2009), 대안공간 루프(2006)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누크갤러리(2020), 보안여관(2019), 소마미술관(2019), 탈영역 우정국(2019), 화이트블럭(2019)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2019년 종근당 예술지상, 2010년 OCI미술관 영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되었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OCI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화그룹 등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몇 해 전 12월의 마지막 날 작업실에 수해가 난 적이 있었다. 정 신없이 많은 것을 폐기하는 가운데 생각보다 쉽게 포기되는 것 도 있었고, 어떻게든 건져내고 싶은 것들도 있었다. 젖은 책을 냉 동실에 넣으면 서서히 잘 마른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무작 정 해봤다. 이후로 3년이 흘렀고 작업실 냉동실에는 아직도 몇 권의 책이 미이라처럼 남아있다. <Wet Book In Freezer>는  수 해에 남겨진 물건처럼 이상하도록 질긴 연緣들을 기록하고 싶어 시작한 작업인데, 생각없이 할 수록 내가 투명하게 비쳐져서 재 밌다가도 갑자기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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